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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탄생 200주년 기념 정본시집 출간!
'방랑시인 김삿갓' 새롭게 부활
기존 시집의 오류, 오자를 바로잡다
방랑시인 김삿갓이라 불리는 시인 김병연(1807 ~ 1863)이 올해로 태어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여 기존 감삿갓 시집의 여러 오류를 바로잡아 정본시집을 7년만에 완성하여 출간하였다.
저자인 양동식 선생님은 전국은 물론, 일본과 중국에까지 관련자료를 찾으러 다닌 끝에 30여 종 70여 권의 고서를 수집하여 한자의 원문과 번역문을 대조, 검토하였다. 이 연구를 계기로 2004년에 <김립시집 원전 연구>라는 주제로 석사학위까지 취득하였으며, 한국고시가문학회 등에 김삿갓 연구논문도 발표하였다. 그리하여 이응수의 초판본에서 22건의 오류를 찾아내고, 증보판에서 26개의 오자를 바로잡았으며, 김삿갓이 썼다고 알려진 작품 중에 3편이 그의 것이 아니란 사실도 추가로 밝혀내어 이들을 정리하고 주석을 붙이고 번역을 하여 이번 정본시집 <길 위의 시>를 펴냈다.
드디어 정본 시집을 찾은 위대한 방랑시인
김삿갓 한시를 실은 책들의 오류는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한자교육을 받지 못한 세대들에게 고전을 물려주는 방법은 번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원전의 잘못을 수정하지 않은 채 그의 생애와 문학을 연구한다는 자체가 그른 일이였기 때문에 김병연 한시의 주인되는 우리나라에서 하루빨리 정정판을 내어 보급하는 것이 시급하였다. 이에 드디어 어느 한의사의 각고의 노력으로 <김립시집>의 초판, 증보판, 최종판을 검토하여 정본시집의 결정판이 나온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김삿갓 하면 음풍농월이나 음담패설을 떠올리지만 이는 무지의 소지이다. 김병연 한시는 매우 훌륭하다. 또한 그와 같은 방랑시인은 일찍이 없었다. 이제는 서구사회와 문화적 충돌과 화해 속에서 김삿갓도 이응수도 모두 파묻히고 말았다. 그러나 뮤지컬 김삿갓으로 부활하기도 했으며, 요즘 노래방에도 감삿갓 노래가 두 곡이나 있다. 한때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김삿갓 소주로도 우리 앞에 아롱거리던 김병연(김삿갓)의 모습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우리 민중의 문학 현상이다.
기사 모음
중앙일보 2007년 3월 14일 (수)
'방랑시인 김삿갓' 한의사가 맥 새로 잡다
[중앙일보 손민호] 흔히 방랑시인 김삿갓이라 불리는 시인 김병연(1807~1863). 그가 태어난 지 200주년인 올해 전갈이 하나 날라왔다. 전남 순천의 한의사 양동식(63)씨가 기존 김삿갓 시집의 여러 오류를 바로잡은 정본시집 '길 위의 시'(동학사) 집필을 마무리했다는 것이었다. 책이 나오기까지 7년이 걸렸단 얘길 듣고 행장을 꾸렸다.
# 김삿갓 프로젝트2001년
출판사를 운영하는 유재영 시인이 서정춘 시인에게 김삿갓 한시를 새로 번역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서정춘 시인은 "천생이 게으른 내가 감당할 일이 못된다"며 "내 고향 순천 땅에 적임자가 숨어있다"고 일러준다. 그가 바로 양동식씨다.
한학자인 선친의 명에 따라 세 살 때부터 '명심보감'을 음독했고 89년엔 시인으로 등단했다. 무엇보다 한 번 벌인 일은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그였다. 추측과 오해만 무성한 김삿갓을 추적하기엔 딱 들어맞는 인물이었던 셈이다. 그로부터 7년이 흘렀다.
"김삿갓문학관이 있는 강원도 영월, 김삿갓이 숨졌다는 전라도 화순은 물론이고, 서울.대전.전주.광주의 고서점을 죄다 뒤졌습니다. 중국과 일본에도 갔다왔지요. 그렇게 헤매다닌 끝에 지금은 30여 종 70여 권의 고서(古書)를 수집했습니다. 한 재일교포가 일본에서 출간한 '김립시선(金笠詩選)'(2003년)과 구전 시를 수집해 펴낸 이응수(1909~?)의 '김립시집(金笠詩集)' 초판본(39년)도 어렵게 구했지요. 김삿갓 때문에 족히 2000만 원은 썼을 겁니다. 오죽했으면 대학원까지 갔을까요.
"2004년 그는 ''김립시집' 원전 연구'란 주제로 석사 학위를 딴다. 이어 한국고시가문학회 등 학회에 김삿갓 연구 논문도 발표한다. 이번에 묶은 책은 그러한 작업의 총결산이다.
# 수수께끼를 풀다
外貌將軍衛(외모장군위) 바깥 모양은 위나라 장군 청(靑)이요
中心太子燕(중심태자연) 가운데 속은 연나라 태자 단(丹)이네
汝本地氣物(여본지기물) 네가 근본 지기의 물건으로
何事體天團(하사체천단) 무슨 일로 둥근 것을 몸 받았는고
'고(苽)'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김삿갓의 한시다. 고는 볏과의 여러해살이 식물. 좁쌀만한 고의 열매와 이 작품은 아무리 생각해도 연관성이 없다. 이응수 초판본도 이 작품엔 해설을 달지 못했다. 김삿갓을 연구한 백길순(48년)은 참외로 추정했고, 정대구(89년)도 끝내 고의 정체를 규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양동식씨는 달랐다. 초판본에서 오류를 발견한 것이다. 김삿갓은 종서(從書), 즉 내려쓰기로 한시를 썼다. 제목 또한 마찬가지였다. '고(苽)'는 '서과(西瓜)'를 초서로 내려썼을 때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러나 이응수가 '서과'가 아니라 '고'라고 읽으면서 후학들도 '고'로 따라 읽었다. 그래서 제목과 내용이 어긋난 것이다. '서과'로 읽어야 수수께끼가 풀린다. 서과는 수박의 옛말이다.
양씨는 이처럼 이응수 초판본에서 22건의 오류를 찾아내고, 증보판에서 26개의 오자(誤字)를 바로잡았다. 김삿갓이 썼다고 알려진 작품 중에 3편이 그의 것이 아니란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이번 시집이 정본시집으로 불릴 만한 이유다.
# 오늘의 이름, 김삿갓
김삿갓의 흔적을 캐면서 양씨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이른바 '김삿갓의 현대성'에 관한 부분이다.
구전되던 김삿갓의 한시를 처음으로 기록한 이응수는 광복 직후 월북한다. 이어 초판본을 개정한 '풍자시인 김삿갓'을 56년 평양에서 출간하는데 무려 2만 부를 인쇄한다. 당시 2만 부를 찍었다는 건 이 책이 교과서로 쓰였다는 의미다.
이어 남한에서는 '김삿갓 북한방랑기'란 라디오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64년의 일이다. 북한 정부를 비판하는 남한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하필이면 김삿갓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후로 이응수는 북한 역사에서 종적을 감춘다.
"아직도 많은 분이 김삿갓 하면 음풍농월이나 음담패설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김삿갓의 시가(詩歌)는 현실과 밀접히 관계가 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오늘까지 김삿갓은 각기 다른 목적으로 불려왔습니다. 심지어 요즘 노래방에도 김삿갓 노래가 두 곡 있어요. 평양에 김삿갓 연구서가 보존돼 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걸 토대로 연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 김삿갓=본명 김병연.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 당시 싸우지도 않고 항복하였다 하여 역적의 집안으로 몰린다. 21세 때 집안의 내력을 듣고 벼슬길을 포기, 39세에 방랑을 시작한다. 방랑은 죽을 때까지 이어진다. 늘 삿갓을 쓰고 대나무 지팡이를 들고 나타나 시 한 수를 읊었으며, 술을 잘 마셨다고 전해진다.
연합뉴스 2007년 3월 21일 (수)
<김삿갓 탄생 200주년 기념 정본시집 출간>
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불리는 김병연(1807-1863)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시를 정리한 정본시집이 나왔다.
한의사 양동식(63)씨는 국내와 일본, 중국 등을 다니며 김병연과 관련된 30여 종 70여 권의 고서를 수집해 그의 한시 원문과 번역문을 비교한 결과 오류로 판단한 부분을 바로잡아 7년 만에 '길 위의 시'(동학사)를 출간했다.
양씨는 "1939년 이응수가 펴낸 김병연의 한시 모음집 '김립시집' 초판본에서 22건의 오류를 찾아냈고, 1941년 증보판에서 26개의 오자를 바로잡았으며, 김삿갓이 썼다고 알려진 작품 중 3편이 그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김병연의 시 90여 편을 인생, 풍자, 영물, 풍경, 연정 등의 주제로 나눠 주석을 붙이고 번역을 했다.
김병연은 당시 역적 홍경래에게 투항한 죄목으로 처형된 할아버지로 인해 출세길이 막히자 유랑생활을 했다.
시집에는 이런 그의 심정이 잘 나타나있는 시가 실렸다. "이 세상 천지간에/누가 나를 알아줄까//부평초로 떠돌던/풍류 한평생//벼슬도 소용 없고/백발도 미련 없어//꿈을 꾸다 놀라서/고향 하늘 바라본다"(한시 '自歎'을 한글로 옮긴 '망향의 탄식' 전문)
2004년 '김립시집 원전 연구'라는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한 양씨는 "김병연의 필사본의 서체는 정자라기보다는 초서(草書)일 가능성이 많아 그의 작품을 읽으려면 상당한 독해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220쪽. 9천500원.
문화일보 2007년 03월 22일 (목)
김삿갓 탄생 200년 정본시집 출판
한의사 양동식씨 "김삿갓에 반해 고서 70권 연구"
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김병연·1807~1863·그림) 탄생 200주년을 기념, 기존 김삿갓 시집들에서 수십여개의 오류를 잡 은 정본(正本)에 가까운 새시집이 나왔다. 전남 광주에서 한의원을 하고 있는 한의사 양동식(63)씨가 펴낸 '길 위의 시'(동학 사 발행)가 바로 그것.
양씨는 " 평소 고서(古書) 수집이 취미였는데, 1999년말에 우연 히 김삿갓 시집을 접하고 단순히 음담패설이나 늘어놓았던 시인 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 며 " 이후 7년간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에까지 다니며 김삿갓에 관한 고서를 70여권 수집해서 연구에 몰두해 왔다 " 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04년 '김립시집 원전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양씨가 이번에 펴낸 시집은 김삿갓의 시 90여편을 인생, 풍자, 영물, 풍경, 연정 등의 주제로 나눠 주석을 붙이고 번역을 한 것이다.
각 시의 주석 부분에 기존 시집에서 발견한 오류와 더불어 양씨 특유의 시 해석이 들어 있다. 책 말미에는 기존 시집, 특히 김삿갓 연구의 대가로 알려진 이응수(1909~?)의 책(초판, 증보, 최종판)들에서 발견한 오류들을 표로 소개했다. 양씨에 따르면, 김삿갓이 썼다고 알려진 작품 중에'빈음(貧吟)' '촌부수작'(村婦酬酌) '문두견화소식(聞杜鵑花消息)'등 3편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다. 이것이 김삿갓 시로 잘못 알려진 것은 누가 한 번 그렇게 적어놓으면 후대인들이 별다른 연구 없이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양씨는 " 이응수의 초판본에서 22건, 증보판에서도 26건의 오류 를 잡았고, 최종본에서도 비슷한 잘못을 잡았다 " 고 주장했다. '一峰(일봉)'을 '一蜂(일봉)'으로 표기했다든지, '卽(즉)'을 '郞(랑)'으로 오식함으로써 시의 원뜻이 훼손된 경우가 많 다는 것이다.
양씨는 " 김삿갓 시가 이렇게 잘못 전해진 것은 그에 대한 연구 가 부족했기 때문 " 이라며 " 김삿갓 문학관이나 유적지 시비에 잘못된 작품이 실려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 " 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 젊은 문학도들이 외국 시인들만 공부할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방랑시인 김삿갓을 연구해서 우리문학의 전 통을 세계에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 는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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